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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엔드게임 영화 리뷰

by alwayshappy 2025. 8. 6.

어벤져스: 엔드게임

어벤져스: 엔드게임, 끝과 시작이 만나는 순간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단순한 히어로 영화의 결말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 구조를 마무리 짓는 감정적 클라이맥스입니다. ‘인피니티 워’의 충격적인 결말 이후, 남겨진 이들이 그 상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해 나가는지를 다룬 이 작품은, 영웅의 힘보다 관계와 희생의 의미에 집중합니다. 영화는 시간 여행이라는 장치를 활용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캐릭터 하나하나가 쌓아온 서사를 되짚고 결산합니다. 그 과정에서 관객은 액션과 전투의 쾌감뿐 아니라, 작별 인사와 성장, 용서를 함께 체험하게 됩니다. 10년 넘게 이어져 온 마블의 대장정이 ‘엔드게임’을 통해 감정적으로 완성된다는 점에서, 단순한 종결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을 여는 전환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시간을 거슬러 이뤄낸 마지막 기회

영화는 ‘인피니티 워’ 이후 황폐해진 세상에서 시작됩니다. 인구 절반이 사라진 지구는 침묵에 가까운 상실의 공기 속에 있고, 히어로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상처를 감내하고 있습니다. 토니 스타크는 가족과 조용한 삶을 선택했으며, 스티브 로저스는 사람들을 위로하며 자신도 슬픔을 견디려 애씁니다. 이들이 다시 뭉치는 계기는, 앤트맨의 양자 영역 탈출과 함께 시작되는 ‘시간 여행’이라는 희망입니다. 이 설정을 통해 영화는 과거로 돌아가 여러 시점을 다시 마주하게 됩니다. 뉴욕 전투, 토르의 아스가르드, 스타크 부모의 마지막 날 등, 마블 팬이라면 익숙한 순간들을 다시 조명하게 되며, 캐릭터들의 감정선도 더욱 깊어집니다. 특히 토니 스타크가 과거의 아버지를 만나는 장면은 단순한 정보 수집 이상의 감정적 화해를 담고 있으며, 토르가 어머니 프리그를 다시 만나는 순간도 그가 잃었던 자신감을 되찾는 전환점이 됩니다. 시간 여행의 진행 속에서도 캐릭터들의 개별적인 성장은 계속됩니다. 호크아이는 범죄자로 변했지만 가족을 되찾기 위해 모든 것을 감수하며, 블랙 위도우는 자신을 희생해 다른 이들이 살 수 있도록 선택합니다. 이 장면은 비록 조용하게 그려지지만, 그만큼 묵직한 감정이 담겨 있습니다. 또한 헐크는 브루스 배너와의 자아 통합을 통해 물리적 힘과 지능을 모두 갖춘 새로운 모습으로 진화합니다. 각자의 방식으로 그들은 ‘패배의 기억’을 극복하고, 마지막 기회를 위해 모든 것을 걸게 됩니다. 마침내 이루어진 전면전에서는 그 동안 마블을 이끌어온 수많은 히어로 한 장면에 집결합니다. 닥터 스트레인지, 블랙 팬서, 스파이더맨, 스칼렛 위치 등 모든 이들이 타노스의 군대에 맞서 싸우며, 영화는 단순한 전투 이상의 감정적 해방을 그려냅니다. 이 장면은 기술적 완성도와 서사적 절정이 만나 만들어낸 최고의 순간 중 하나로, ‘어벤져스 어셈블’이라는 대사가 울려 퍼지는 그 순간은 팬들에게 감정의 정점을 선사합니다. 특히 이 대규모 전투 장면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관객이 10년 넘게 함께한 캐릭터들의 서사에 대한 보상을 제공하는 감정적 회수의 순간으로 기능합니다. 모든 히어로가 함께하는 이 장면은, 마치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듯한 감동을 전합니다. 스티브 로저스가 묵직하게 방패를 들고 일어서는 모습, 토니 스타크가 무언의 결심을 안고 싸움에 임하는 표정 하나하나가 단순한 연출을 넘어 팬들의 기억에 깊이 각인됩니다. 그리고 이들이 하나로 뭉쳐 절망을 뚫고 나아가는 모습은, 단지 세계를 구하는 장면이 아니라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함께함으로써 만들어내는 공동체적 승리의 상징이 됩니다.

 

희생으로 완성된 진짜 영웅의 얼굴

‘엔드게임’은 결국 ‘누가 무엇을 지키기 위해 어떤 선택을 했는가’를 묻는 이야기입니다. 그 중심에는 토니 스타크가 있습니다. 그는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이기적인 천재 사업가였지만, 수많은 사건을 거치며 점차 책임감 있는 리더로 성장해 왔습니다. 마지막 순간, 그는 자신이 살아온 모든 길을 되짚으며 ‘아이 앰 아이언맨’이라는 한 문장으로 모든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그 말 한마디는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그의 성장과 희생, 정체성을 모두 담은 결론입니다. 스티브 로저스 역시 마지막에 선택을 통해 또 다른 의미의 해답을 줍니다. 그는 시간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지 않으며, 오히려 평범한 삶을 선택합니다. 이는 그가 늘 바랐던 것, 사람으로서의 시간을 되찾는 길이었습니다. 방패를 새롭게 물려주는 장면은 단순히 역할의 교체가 아니라, 정신적 유산의 계승을 뜻합니다. 이 장면은 ‘영웅이란 누구인가’에 대한 또 하나의 답을 제시합니다. 블랙 위도우의 희생은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 그녀는 처음부터 소속감을 갈구해 온 인물이며, 어벤져스를 통해 자신만의 가족을 찾았다고 느낍니다. 그런 그녀가 가족을 위해 목숨을 내던지는 선택은, 영화 전반의 정서와 가장 일치하는 장면 중 하나입니다. 큰 소리 없이 조용히 사라진 그녀의 모습은 오히려 더 강하게 기억에 남습니다. ‘엔드게임’은 단순히 마블 영화의 마무리가 아니라, 관계의 마무리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히어로에게 기대한 것은 초능력이 아니라 그들이 보여주는 인간적인 용기, 선택, 책임의 감정이었음을 다시금 상기시켜 줍니다. 이 영화는 거대한 유산을 남긴 동시에, 이후 이야기를 위한 새로운 여지를 열어줍니다. 엔드게임은 끝이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야기의 가장 깊은 순간이자, 다시 시작될 이야기의 문을 연 장면이었습니다.